실무를 하다보면 자주 질문 받는 내용들이 있는데, 지하층이 없는 건물에서와 같이 기초가 현 지표면(G.L) 가까이에서 형성될 때 나오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도 그 중 하나이다.
“ 지내력 기초를 지표면으로부터 어느 깊이만큼 땅속으로 내려 설치하여야 하나요? ”
“ 지내력 기초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겠는데 이 지방 동결심도는 얼마나 되나요? ”
“ 전면기초(매트기초)인데 이 경우도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 하나요? 내리려니 기초가 두꺼워지는데…? ”
“ 말뚝기초인데 이 경우에도 기초슬래브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 하나요? ”
“ 1층 바닥 보의 경우도 동결심도 이하로 보 춤을 키워야 하나요? ”
모두 지반의 동결심도와 관련된 질문들이다.
여기서는 동결심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름대로 풀어보고자 한다. 다소 맞지 않다거나 거칠다고 생각되더라도 젊은 구조설계자의 작은 정리이자 소견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1. 동결심도의 의미
동결심도의 정의부터 살펴보면 제설된 도로나 지표면에서 2월 하순경 조사구멍을 파고 구멍벽면에서 식별할 수 있는 얼음덩어리의 최저선을 측정한 동결깊이를 말한다.
추운지방에서는 겨울철에 대기온도가 0℃ 이하가 되면 흙 속의 물이 동결된다. 흙 속의 수분이 얼어 동결상태가 된 흙을 동토라고 한다. 흙이 동결되면 아래쪽에서 수분을 공급받아 흙이 크게 팽창되어 지표면이 융기된다.
이와 같이 동결에 의해 흙의 표면이 팽창되는 현상을 동상이라고 한다.
이 동상은 조건이 갖추어지면 수 십 cm 에 미친다. 동상이 발생되면 흙 속에 동결 전에 있던 간극수가 빙결될 뿐만 아니라 하부 지하수면에서 모세관작용에 의해 물이 상승되어 다량의 물이 동결되어 큰 팽창이 생긴다.
즉 간극에 존재하는 물이 동결되면 외관상의 간극치수가 작아지며 이에 따라 모세관압이 증가되어 이로 인하여 지하수면에서 계속적으로 물이 상승되어 결국 지반의 팽창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상의 피해는 도로 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포장면 하부에서 동상이 생기면 포장에 유해한 변형을 주게 된다. 노면에서의 동상량은 도로의 횡단방향에 불균일하게 생겨 거의 중앙부에서 최대가 되므로 도로 중앙선 부근에 큰 균열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겨울철에 동결부분에서 다량의 물이 집중되어 있다가, 봄철에 따뜻한 기온으로 융해되므로써 노상, 노반이 연약화되어 지지력은 현저하게 저하된다. 아스팔트 포장에서는 트랙부분에 육각형의 균열이 생기는 동시에 침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물 기초도 마찬가지로 겨울철 물과 함께 얼어 붙어있던 땅이 봄철이 되어 융해될 때 땅은 연약해지며, 이에 기초는 침하할 수 있으며, 이때 상부 구조물은 기초의 부등침하로 인하여 하자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초슬래브 저면을 동결심도 이하로 땅속으로 내려 설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간혹 초보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한번 더 강조하자면 동결심도에 기준이 되는 기초의 근입깊이는지표면(G.L)으로부터 기초슬래브 상단이 아니라, 지표면(G.L)으로부터 기초슬래브 하단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기초침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초슬래브를 받치고 있는 하부 지반의 지내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철 물을 포함한 모든 땅이 동결되는 것은 아니며,일반적으로 동상은 모세관 상승높이가 크고 투수성도 적당히 큰 실트질 흙에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고, 모래나 자갈과 같이 모세관 상승높이가 낮은 조립토나 점토와 같은 투수성이 낮은 흙에서는 발생되지 않는다고 한다.
동상이 발생되기 쉬운 흙의 투수계수는 k=10-3 cm/s 이며, 투수계수가 이 보다 작으면 하부에서의 물의 공급이 곤란해지므로 동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지반이 동결되는 깊이는 지표면 온도가 낮을수록 또 지속시간이 길수록 증대되고, 지상에 쌓인 눈은 흙의 냉각을 방지하고 동결깊이를 얕게 할 수 있다. 예컨대 비제설 도로 지반의 동결진행은 눈이 15cm 정도로 쌓이면 거의 정지되고, 따라서 한냉지, 고랭지라도 눈이 많이 쌓이는 지역에서는 흙의 동결로 인한 피해가 작아지게 된다.
이에 엄밀히 얘기하자면 기초를 동결심도 이하로 꼭 내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방법으로 동상을 방지하는 대책을 강구하면 된다.
동상을 일으키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으며, 동해의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기초바닥을 소요의 동결깊이 이하에 설치하든가, 동상을 일으키지 않는 재료로 치환하면 된다.
치환재료는 동상을 일으키지 않는 성질을 가질 뿐 아니라 설계하중에 대하여 소요의 지지력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변질되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
치환깊이는 경험이나 조사결과에 의해서 결정된 동결깊이 또는 동결지수에 의해서 계산된 동결깊이까지 함을 원칙으로 한다.
도로공사 등에서 동상을 방지하는 대책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
① 치환공법 : 동상이 발생되지 않은 재료와 치환한다.
② 단열공법 : 동상이 발생하기 쉬운 노상토의 온도저하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반 밑에 단열층을 설치한다. 단열층으로 판상의 발포 폴리스틸렌이 사용된다.
③ 안정처리공법 : 동상이 발생하기 쉬운 흙에 시멘트나 석회를 혼합하여 그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동결온도를 내리는 방법이다.
④ 배수로 등을 사용하고 지하수위를 저하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상과 같이 동결심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고, 각 건물이 위치하는 곳의 동결심도만 알고 있다면 초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스스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가지 예로 “ 1층 바닥 보의 경우도 동결심도 이하로 보 춤을 키워야 하나요? ” 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 보자.
먼저, 지하층이 없는 건물의 1층 바닥슬래브를 땅바닥지지슬래브(Slab on Grade, 일명 S.O.G)로 설계하였다면,이런 경우에는 건물의 외곽에 위치한 기초 뿐 만 아니라 외곽 지중보는 동결심도이하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1층 바닥슬래브는 땅바닥을 반석삼아 하중이 직접 지반으로 전달되게끔 설계된 슬래브(S.O.G)임으로, 겨울철 차가운 냉기가 슬래브 하부로 침입하여 슬래브 하부지반을 동결시키고, 이에 봄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연약화된다면 그 본래의 역할을 못하고 침하하여 하자를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곽의 지붕보의 춤을 키워 보 하단부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가게 함으로써 건물 외부 대기 및 지반을 통하여 냉기가 안쪽 지반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방어막를 쌓아야 한다.
항만에 쌓은 방파제가 바다의 거친 파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면, 이 경우 동결심도 이하로 내린 외곽 지중보는 겨울철 냉기를 막아 땅바닥지지슬래브(S.O.G) 하부의 지반이 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경우 외곽 지중보가 방어막으로써 제대로 구축되었다면 내부 지중보나 내부 기초는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 설치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어떤 구조전문가들은 외곽 지중보의 안쪽에 단열재를 부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단열재의 부착은 어려움이 있고, 거의 적용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1층 바닥슬래브 및 지중보를 1층 바닥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내력을 갖춘 일반 구조부재로 설계하였다면, 하부 지반이 동결되고 융해되어 연약해짐으로 침하가 발생하더라도 1층 수평바닥재들은 구조적으로 하자가 발생할 염려가 없으므로 1층 지중보들을 동결심도 이하로 내릴 필요는 없다.
이런 설계의도는 1층 바닥하부의 지반이 매우 연약하여 슬래브 자체를 땅바닥지지슬래브(S.O.G)로 설계하기가 곤란한 경우에 많이 사용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모든 기초는 특별한 동상방지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동결심도 이하로 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것이 시공상 귀찮다면 외곽 기초 및 외곽 지붕보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 설계하는 대신에 내부 기초는동결심도 이하로 내리지 않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지반의 상태 및 구조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외곽 지중보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 하기도 하고, 내릴 필요가 없기도 한다.
그러면 다른 질문 “ 전면기초(매트기초)인데 이 경우도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 하나요? 내리려니 기초가 두꺼워 지는데…? ” 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될까?
전면기초가 지상1층 바닥에 바로 설치되는 경우도 상기와 같이 이치로 살펴보면 쉽게 응용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전면기초 두께가 두꺼워서 기초 바닥면이 해당지역의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간다면 물론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기초두께가 얇아 기초저면이 동결심도까지 내려가지 못할 상황이라면, 봄철 연약해질 수 있는 지반으로 인한 매트기초의 부등침하 등이 염려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에 대한 조치들을 예로 들자면, 이중슬래브 처리함으로써 전면기초를 동결심도이하로 내려 설치하는 방법과 전면기초 주변 가장자리 부분만을 깊이 파서 동결심도 이하로 내림으로써 외곽 지중보와 같은 역할을 하게 하는 방법, 전면기초하부 지정을 특별히 설계하여 기초하부가 연약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또 다른 질문“ 말뚝기초인데 이 경우에도 기초슬래브를 동결심도 이하로 내려야 하나요? ”에 대한 답변은 어떻게 하면 되는가? 필자가 이제는 얘기하지 않아도 귀하께서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동결심도에 대한 이치만 알고 있다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응용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실무를 하면서 계속 느끼고 있는 건데,
구조설계에서 “이것의 정답은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정답은 없으나, 최선의 선택은 있으며, 이 최선의 선택은 여러가지 주변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주변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진리를 찾고자 최선의 선택을 유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열정 속에서 우리 엔지니어들은 보람을 찾고 있는 것 같다.
2. 우리나라 지역별 동결심도는?
동결심도는 상기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흙의 종류 및 투수량, 지하수위 등 건축물이 놓이는 주변 자연여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지역별로 동결심도를 단순히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는 1987년 그 당시 건설부에서 제정한 구조물 기초설계기준에 나오는 동결심도 산정규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설계기준은 1997년 개정되었는데, 이때 동결심도 내용이 삭제되었다. 최근 2003년 2월 다시 한번 개정된 기준에도 동결심도 산정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 규준에서 동결심도의 결정은 건설부 도로조사단에서 우리나라 22개의 측후소와 농업기상관측분실 70개소 등 총 92개소의 기상자료에 의하여 최근에 만들어진 전국동결 지수도 및 동결지수표를 이용하여 동결지수를 산정하고, 아래 식에 의해 동결심도를 구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이 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노면의 일조조건, 토질, 배수조건 등을 고려하여야 하며, 지역측후소를 기준으로 계획지정의 가장 높은 표고차를 알아야 한다.
z = C √F
z : 동결심도 (cm)
C : 정수 (3~5)
F : 동결지수(℃ 일)
여기서 정수 C는 노면의 일조조건, 토질, 배수조건 등을 고려하여 3~5의 값을 취한다. 가령 북쪽으로 향한 산악도로의 부분에서 용수의 침투가 많고 실트분이 많은 토질로된 노상의 경우에는 "5"를 취하고, 햇빛이 적당히 있고 토질조건 및 배수조건이 비교적 나쁘지 않으면 "3"을 취한다.
< 동결심도 산정 예 >
■ 조 건
서울측후소 지반고 : 85.5 m ⇒ 아래 표를 참조.
계획지정의 가장 높은 표고 : 280 m ⇒ 조사 요망.
동결지수 : 736 °F ⇒ 아래 표를 참조.
동결기간 : 61 일 ⇒ 아래 표를 참조.
노면상태 : 햇빛이 적당히 있고 토질 및 배수조건이 비교적 양호.
■ 동결심도 산정
※ 수정동결지수 = 동결지수 ± 0.9 × 동결기간 × 표고차/100
= 736 ± 0.9 × 61 × (280-85.5)/100
= 842 °F
= 450 ℃ [ ∵ ℃ = (°F - 32 ) × 5 /9 ]
∴ 동결심도, z = C √F = 3 × √ 450 = 63.64 cm
표. 측후소 및 농업기상관측분실 동결지수 및 동결기간현황
한편,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동결심도를 지역별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자 및 연구기관들에서는 일반적인 토양에 대하여 지역별로 우리나라 동결심도 조사사례들은 발표하고 있다.
다음은 1980~1989년에 실측한 우리나라(남한)의 최대 동결깊이의 자료를 소개해 본다.
( 자료출처 : 토질역학 이론과 응용, page 78 / 김상규 / 청문각 )
이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남한)의 경우 강원도 일부지역이 최고로 130cm 정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지역이 100cm 이하 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전국동결깊이